담은 막걸리
용량 : 750ml
도수 : 6.5%
가격 : 3병 33,000원 (1병 당 약 11,000원 수준)
맨 처음 전통주의 세계로 초대해 준 막걸리 였는데, 이상하게 그동안 이 아이만 계속해서 리뷰를 못하고 있었네요.
그래서 여름 휴가 핑계 겸 다시 리뷰할 겸 해서 재구매를 하고 마셔보았습니다. ㅎㅎ
최근들어 전통주들이 이전보다 더 많은 관심들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서 찾아보니 tvN의 '우도주막'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저녁상의 안주로 전통주를 계속해서 페어링을 해주고 있더라고요.
그 중에서도 배우 김희선님이 "구름 막걸리"라며 전에 페어링할 막걸리를 소개시켜줄 때 단박에 눈치를 챘습니다.
담은 막걸리의 별칭인 '구름 막걸리'부터해서 병 위에 노끈과 함께 씌어져 있는 파란 종이까지.
누가 봐도 딱 담은 막걸리 인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ㅎㅎ
진작에 포스팅을 해 놓을 걸...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손가락은 벌서 온라인 주문을 누르고 있더군요.
그렇게 해서 드디어 다시 먹어보았습니다.
생쌀을 곱게갈아 발효한 구름 막걸리
담은 막걸리의 가장 큰 특징은
고두밥을 찌지 않으면서, 생쌀을 발효시켜서 입안에 넣었을 때 사르르 퍼지는 부드러움을 극대화 한 점이라 합니다.
보통 막걸리를 담글 때 고두밥을 사용하여 술을 빚게 되는데, 담은 막걸리는 고두밥이 아닌 쌀 자체를 곱게 가루낸 다음, 여기에 효소/효모 등을 넣어서 막걸리를 빚었다고 합니다. 생쌀이어도 당화만 잘 되면 그 이후 발효과정은 자연스럽게 일어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인지 뒤에서 말씀 드리겠지만 담은 막걸리를 마실 때에는 다른 막걸리와는 다르게 입안에 가루 같은게 느껴지긴 했습니다. 흡사 맑은 미숫가루를 마실 때 살짝 느낄 수 있는 그런 약간의 가루 느낌이랄까요?
쌀가루로 발효를 시켜서 그런지 냉장고에 조금 보관하고 있다 보면 위 사진처럼 층이 져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층이 진 막걸리를 빙빙 돌리면서 섞을 때에도 아래 가라앉은 가루들이 뒤섞이는 듯한 모습을 보입니다.
빙빙 돌리면서 섞으면 생각보다 잘 안섞여요. 그래서 막 흔들면서 섞었습니다.
gif로 만들어서 선명하게 보이지는 않을텐데요. 직접 구매 후 섞어보시면 가루같은 것들이 같이 움직이는 모습이 보입니다. :)
이제 잔에 따라 볼까요?
다 섞이고난 막걸리를 잔에 따를 때, 잔에 떨어지는 모습이 정말 흡사 우유와 같은 느낌을 보여줍니다.
막걸리가 잔에 처음 닿을 때, 잔과 부딪히는 소리도 나지 않고 그저 조용히 잔의 내부가 흰색의 막걸리로 조용히 채워집니다. 잔에 따라지고 있는 소리도 들리지 않았네요 보니까 ㅎㅎ
묵직한 질감을 가지면서 잔에 따라지는 것만 보아도 굉장히 크리미한 느낌을 가질 막걸리로 보여집니다.
크리미한 느낌, 향, 맛을 선사하는 담은 막걸리
색을 봅니다.
참 하얗습니다. 여태 보았던 막걸리들과 비교했을 때 가장 하얀색을 띄었던 것 같아요.
좀 하얗다고 생각을 했던 느린마을과 비교해봐도 하얗습니다. 느린마을은 진주색 또는 베이지색에 가까웠던 느낌이었고 담은 막걸리는 하얀색에 더 가까운 느낌이에요.
향을 맡아 봅니다.
보통의 막걸리들이 갖는 보통의 막걸리 향이 진하지 않습니다.
그런 향 보다는 크리미한, 부드러운 달달함이 올라옵니다. 보통의 막걸리들이 갖고 있는 시큼한 향은 거의 나지 않습니다.
그런데, 오픈하고 나서 시간이 조금 지나면 신 향이 약간 도드라지게 올라옵니다. 조금 쿰쿰한 느낌의 신 향이랄까요?
이 향이 조금 거슬린다면 오픈하고 너무 천천히만 마시지 않으면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보통의 막걸리는 가격이 저렴해서 벌컥벌컥 마시는데, 한 병 당 11,000원 씩이나 하니 천천히 마시게 되는 점도 없지않아 있는 것 같습니다 ㅠㅠ)
맛을 봅니다.
탄산이 거의 없습니다. 병뚜껑 열 때도 탄산이 전혀 올라오지 않았을 정도였어요.
향에서도 느꼈지만 우유의 느낌이 참 강한 것 같습니다. 입안에 머금거나 삼킬 때의 느낌이 우유의 그 부드러움과 참 많이 닮은 것 같아요. 달달한 느낌은 생크림의 단 맛에 가깝달까요?
이전 '나루 생 막걸리'때 단 맛의 결을 분류해 보았던 적이 있는데, 담은 막걸리 - 느린마을 막걸리 - 골목 막걸리의 단맛 결이 유사합니다.
그 중에서 담은 막걸리가 가장 크리미한 질감에 생크림같은 단 맛을 갖고 있습니다.
https://mingki-thinkbox.tistory.com/48
크리미 하지만 목넘김 시 그렇게 꾸덕한 느낌은 주지 않습니다. 앞 서 말씀 드렸던 것 처럼 쌀 가루로 발효를 해서 그런지 맑은 미숫가루 삼킬 때 느껴지는 그런 느낌이 매우 약하게 듭니다.
(느낌이 있으나 강하지 않습니다. 미숫가루 말고 다른 얘가 마땅치 않았네요 ㅠㅠ)
포스팅은 한 번 이지만 그동안 여러 병을 여러 안주와 많이 페어링을 해 보았는데요.
햄버거와
양념치킨과
갈비탕과
후라이드 치킨과
페어링을 해 보았습니다.
양념치킨, 후라이드치킨과 잘 어울리네요.
담은 막걸리가 크리미한 느낌을 갖고있으면서도 목넘김이 생각보다 시원했기 때문에 적당히 기름기가 있는 음식과 잘 어울렸습니다. 갈비탕과는 크게 어울린다는 느낌을 받지는 못했어요.
적당히 기름기가 있는 음식을 먹고 담은 막걸리를 마실 때 이 막걸리가 입안에 남은 기름기를 씻겨내려주는 것 같습니다.
전과 먹는게 딱일 것 같은데, 전을 해 먹기에는 귀찮고 사먹기에는 가성비가 떨어지니 참 아쉽습니다..
마신 지는 오래되었는데, 최근에 한 번 더 마시면서 포스팅을 마치니 큰 숙제를 하나 한 것 같은 느낌 입니다. ㅎㅎ
참 고급진 맛의 막걸리 입니다. 가격도 가격이지만 맛 자체가 벌컥벌컥 마시기 아까운 느낌을 주는 막걸리에요.
좋은 음식, 좋은 때에 천천히 즐기고 싶은 막걸리 입니다. (좋은 자리에 지인들과 함께 마시면 더할나위 없이 좋을 것 같아요.)
탄산도 없고 맛 자체가 굉장히 부드럽기 때문에 꼭 기름진 안주가 아니더라도 간단한 스낵류 (김부각 추천합니다 ㅎㅎ)와 함께 막걸리 본연의 맛만 즐기는 것도 참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막걸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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