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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스키/위스키 일반

[위스키 안주] 굴(Oyster), 피트위스키와 완벽한 마리아주 (feat. 탈리스커 10년)

by ming-ki 2021. 2.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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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아주 (mariage /  [ maʀjaːʒ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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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에서 마리아주의 뜻은 위와 같은데요.

위의 뜻 중 2번의 뜻으로부터 와인과 잘 어울리는 음식의 궁합이라는 말로 쓰이고 있답니다.


겨울철 하면 떠오르는 음식, 바로 굴(Oyster)입니다. 껍질에 붙어있는 굴은 석화(石花)라고 하지요.

대부분 사람들이 굴과 최고의 마리아주로 화이트 와인을 말하곤 합니다. 특히 '신의 물방울'이라는 만화책에서 화이트 와인 중 샤블리가 굴과 완벽한 마리아주를 가진 와인으로 나오는데요. 

 

샤블리 와인을 만드는 지역이 과거 바다였는데, 땅에는 굴과 조개껍데기 등이 많이 퇴적되어 있다고 합니다. 때문에 토양에 미네랄 성분이 풍부하며, 이 풍부한 미네랄을 먹고 자란 포도로 만든 와인 역시 미네랄 리티가 풍부하다고 할 수 있죠.

 

미네랄이 풍부한, 산미높은 샤블리가 굴의 비릿한 맛을 잡아주는데 그 궁합이 정말 좋다고 합니다.

단, 오크통에서 숙성한 샤블리 와인은 굴의 비릿함을 더 증가시키기 때문에 오크통 숙성 샤블리 와인은 피해야 한다고 하네요.


어쩌다 보니 와인 얘기를 잔뜩 써 놓았는데, 사실 화이트 와인 말고도 굴과 궁합이 좋은 주류가 또 있습니다. 바로 피트 위스키

유럽에서는 예전 부터 '보모어(Bowmore)'라는 피트 위스키와 굴을 함께 즐겼다고 합니다. 구글에 'oyster bowmore'만 검색해도 어려 사진이 많이 뜨는걸 볼 수 있을 거예요.

 

피트 위스키가 굴과 잘 어울리는 이유는 말 그대로 그 피트에 있습니다. 훈연한 향과 맛이 느껴지는 피트 위스키가 굴과 섞이게 되면서 훈제된 굴 맛이 나게 되는데요. 생굴을 먹고 있으니 식감은 차갑고 탱글탱글한 생굴의 느낌인데, 훈제된 맛이 난다니 맛이 없을 수가 없죠.

 

그리고 피트 위스키가 지닌 특유의 바다내음, 짭조름한 맛이 굴의 바다향을 더 배가시켜주는 역할도 합니다.

높은 도수에 피드 향도 있어 굴의 비릿함을 말끔하게 잡아주며, 피트 위스키가 지닌 짭조름함으로 굴의 짭조름함을 배가시켜줍니다.

보모어 위스키에서는 이전부터 '오이스터 루지 (Oyster Luge)'라 하여 굴을 위스키와 함께 즐기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1. 석화에 담긴 굴의 물을 마십니다.

2. 이어 보모어 위스키를 조금 입에 넣어 굴의 물과 위스키가 어우러지는 것을 느껴봅니다.

 그냥 위스키만 마셨을 때 보다 다른 향과 노트, 그리고 조금 더 짭조름한 맛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3. 석화에 있는 굴을 입안에 넣습니다.

4. 석화 껍질에 위스키를 채우고

5. 석화 껍질에 담긴 위스키를 입안에 넣어 굴과 함께 먹습니다.

 

굴을 먹고 위스키를 마시는 게 아닌 굴과 위스키를 함께 먹는 게 특징인데요. 이때 비로소 훈제된 굴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보모어 위스키가 아니더라도 피트 위스키면 이렇게 다 먹을 수 있습니다 :)


위의 방법은 굴과 위스키만 페어링 해서 먹는 방법이었는데요. 여기에 더 맛있게 굴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알려드릴게요.

 

1. 석화에 다진 마늘을 올려주세요.

2. 레몬즙을 기호에 맞게 몇 방울 떨어뜨려 줍니다.

3. 핫소스를 떨어뜨려 준 다음에

4. 피트 위스키를 살짝 부어줍니다.

5. 그다음 이 모든 것을 입안에 한꺼번에 털어 넣어 주세요!

 

레몬즙과 마늘, 핫소스가 모두 다 어우러지는데 이 모든 것들이 어느 하나 맛을 죽이지 않고 서로서로 입안에서 피어나옵니다. 피트 위스키로 인해 훈연한 굴의 맛이 느껴지는 가운데 레몬즙으로 인한 상큼함과 핫소스의 매콤함이 터져 나오며 씹을수록 마늘의 알싸한 맛도 살짝 올라옵니다. 비릿한 맛 하나 없이 바다의 짭조름한 느낌도 같이 올라와 입한가득 바다향이 머물다 갑니다.

 

피트 위스키가 '탈리스커 10년', '라프로익 10년', '아드벡 우거다일' 이렇게 3종이 있어서 모두 다 시험을 해봤는데요.

탈리스커 10년이 굴과의 궁합에서 가장 좋았습니다. 피트가 너무 강한 위스키들은 굴 과의 조화가 썩 좋지 않은 느낌이었습니다. 굴의 맛을 감춰버리는 느낌이랄까요.

피트는 약하고 훈제 느낌이 조금 더 강한 탈리스커 10년이 굴의 훈연한 느낌을 제대로 살려줬습니다.

 

탈리스커가 다른 두 위스키보다 대형마트 등에서 구하기 쉬워 오히려 더 좋다는 생각도 듭니다.

 

이런 페어링을 몰랐더라면 그냥 소주나 청하에 굴을 초고추장 찍어서 먹었겠죠?

아는 만큼 보인다고, 음식과 궁합이 좋은 술을 알고 있으니 음식을 먹을 때 그 맛도 배가 되는 것 같습니다.


피트 위스키가 사실 회와도 참 잘 어울리는데요. 이는 나중에 다시 설명하는 시간을 가져보겠습니다.

앞으로 종종 음식과 궁합이 잘 맞는 위스키에 대해 설명하는 포스팅을 올릴 예정입니다.

 

안주와 함께 즐거운 위스키 생활하세요. :)

 


참고 페이지 : 

bevvy.co/articles/oyster-luges/17432

 

Everything to Know About Oyster Luges

An oyster luge is the act of drinking a spirit, typically scotch, direct from an oyster’s shell. Here's everything you need to know.

bevvy.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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