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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스키/싱글 몰트 위스키 (Single Malt Whisky)

[싱글몰트] 글렌모렌지 더 오리지널 (GLENMORANGIE THE ORIGINAL) - 깔끔한 위스키의 정석

by ming-ki 2021. 5.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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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정보

 

ABV : 40%

용량 : 700ml

원산지 : 스코틀랜드 하이랜드 (Scotland Highland)

숙성 : 10년

가격 : 약 78,000원 (이마트 트레이더스)


이마트 트레이더스에 가면 맨날 보던 위스키였던 발베니 12년 더블우드가 사라지고 갑자기 글렌모렌지 더 오리지널이 자리 한켠을 차지하고 있네요?

 

가격도 위스키샵, 몰트샵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아서 궁금하던 찰나에 한 병 업어왔습니다. :D


글렌모렌지 증류소 (출처 : www.glenmorangie.com)

글렌모렌지 증류소는 1843년 농부 William Matheson과 그의 아내 Anne에 의해 설립 되었고, 1849년 경 위스키 생산을 시작하였습니다. 증류소를 설립해도 숙성까지 시간이 걸리니 약 6년이라는 시간의 차이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공식 설립연도는 1843년 이지만 밀주로서 몰래 만들어온 생산연도를 포함하면 1660년 부터 시작이 되었다고 하네요.

 

다른 증류소에 비해 증류소 역사 관련 특별한 이야기는 없는 것 같습니다.

공식 홈페이지를 찾아가도 설립년도만 나오고 시간의 흐름 속에서 변화해온 이야기는 안나오는군요 ㅎㅎ


대신 글렌모렌지는 다른 위스키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한 특징들이 몇 가지 있습니다.

위 사진처럼 글렌모렌지의 위스키 병은 다른 위스키들에 비해 병 목이 길게 잘 빠진 형태를 하고 있습니다.

그 길이가 너무 길지도 않은 것이 참 밸런스 좋게 이쁜 형태를 띄고 있는 것 같습니다. 병 목이 긴 것은 스코틀랜드에서 가장 긴 목을 지닌 증류기를 나타낸다고 합니다.

글렌모렌지의 증류기 (출처 : whisky.com)

글렌모렌지는 증류기 목이 다른 위스키 브랜드 들에 비해 매우 깁니다.

약 5.14m정도 되는 길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증류기의 목이 길게 되면 증류 시 상대적으로 가벼운 원액 (스피릿, spirit)만 걸러지게 됩니다. 원액이 가벼울 수록 산뜻하고 깨끗한 느낌의 위스키를 만들어낸다고 합니다. 상대적으로 목 길이가 짧을 수록 무거운 원액도 많이 들어가니 거칠어 질 수 있고요.

 

가벼움, 산뜻함이 특징인 글렌모렌지는 목이 긴 증류기에서 부터 그 특징이 시작 됩니다.

글렌피딕 증류소의 증류기. 상대적으로 위의 목이 짧습니다. (출처 : masterofmalt.com)

사실 이 증류기가 글렌모렌지의 특징이 된 내용도 들어보면 운명인가 싶기도 한데요.

글렌모렌지 증류소는 원래 맥주, 레몬에이드를 생산하던 양조장이었다가 1843년에 위스키 증류소로 변경을 시키게 됩니다. 초기 설립 시 자금이 부족하여 진(Gin)을 생산하던 증류기를 중고로 들여와서 위스키 생산을 시작한 것인데요. 이 증류기가 글렌모렌지의 특징이 될 줄은 누가 알았겠습니까 ㅎㅎ


일반적으로 연수 (soft water)를 사용하는 위스키와는 달리, 글렌모렌지는 미네랄 성분이 풍부한 경수 (hard water)를 사용하는 점도 특징이라 할 수 있습니다.


글렌모렌지 증류소에 대해 찾아보면 오크통 (cask)에 대해서도 매우 까다로운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스카치 위스키 증류소들 중 cask를 가장 잘 만들고 잘 사용하는 것으로도 유명한데요. 

특히 글렌모렌지는 거의 모든 위스키를 버번 위스키를 숙성 시켰던 오크통에서 숙성 시키고 있습니다. 오크통의 재료로 미국의 오자크 (Ozark)산에서 자란 참나무를 사용합니다. 선정된 나무들은 잭다니엘, 헤븐힐 등 미국 위스키 업체에서 버번 위스키를 숙성시키는 오크통으로 사용이 되고난 후 다시 글렌모렌지로 건너가서 글렌모렌지 위스키 원액을 숙성시키는데 사용됩니다.

 

싱글몰트 위스키의 인기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셰리캐스크가 부족해 지기 시작했습니다.

이와 동시에 미국에서는 버번 위스키의 인기 또한 늘어나고 있었는데, 미국의 버번위스키는 불에 그을린 새 오크통을 사용해야한다는 규정이 있는데요. 사용한 오크통의 처리에 골머리를 앓던 미국내 증류소들과 셰리캐스크 부족으로 골머리를 앓던 싱글몰트 증류소들의 이해관계가 딱 맞아떨어져 버번캐스크에서 숙성을 한 싱글몰트 위스키들이 나오기 시작하게 됩니다. 서로에게 win-win이었던 전략인 것이죠.

 

버번캐스크로 부터 나오는 풍미를 잃지 않기 위해 글렌모렌지는 버번 캐스크를 보통 2회 정도(second fill cask)까지만 사용을 한다고 합니다. 다른 증류소들은 보통 5~6번 정도 재사용을 한다고 알려져 있는데, 아무래도 많이 사용할 수록 캐스크가 갖고있던 풍미들이 점점 옅어질 테니 위스키 맛의 품질을 위해서는 반복 사용 횟수가 적을 수록 좋습니다.


글렌모렌지는 추가 숙성을 처음으로 도입한 증류소 이기도 합니다.

 

추가 숙성은 보통 cask finish, wood finish라는 이름으로 여러 증류소에서 많이

wood finish 제품군인 라산타, 퀸타루반, 넥타도르 (출처 : forbes.com)

불리는데요. 추가 숙성이란 기본적으로 숙성을 시킨 후에 다른 풍미를 지닌 캐스크에서 말 그대로 추가 숙성을 이어나가는 것을 말합니다.

기본 숙성과 추가 숙성이 합쳐져서 싱글몰트 위스키 통상의 숙성 년수인 10~12년 숙성이 되기도 하고, 기본 숙성 후에 추가 2~4년 정도를 다른 캐스크에서 숙성을 하기도 합니다.

 

요즘은 추가 숙성한 위스키가 보편화가 많이 되어있죠.

발베니, 글렌알라키 제품에서 많이 볼 수 있습니다.

 

기본 오리지널 숙성에 다른 cask에서 2~3년 추가 숙성을 입히는 wood finish는 어찌보면 추가 캐스크의 향만 살짝 입히는 것과 같아 좋아하지 않는 분들도 꽤나 있는듯 합니다. 하지만 본연의 캐릭터를 잃지 않은 채로 다른 풍미를 살짝 얹는 느낌으로 바라본다면 꽤나 괜찮은 선택인 것 같기도 합니다.


테인의 16인 (테인의 장인들)

 

1922년 테인의 장인들 (출처 : glenmorangie.com)

하이랜드 지역 중 테인(Tain)이라는 마을에 글렌모렌지가 위치하고 있는데요.

글렌모렌지를 만드는데 필요한 증류 기술을 전수 받은 소수의 장인들을 '테인의 장인' 또는 '테인의 16인'이라 부르며, 16명의 숙련된 한정인원으로 위스키 생산의 전 과정을 책임진다고 합니다.

 

현재도 16명의 인원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며 위스키 생산을 하고 있는지까지는 정보를 찾지 못했네요. 그들이 갖고 있는 가장 큰 자부심 중 하나라면 지금도 유지하고 있겠죠?

 



글렌모렌지 더 오리지널은 10년 숙성 위스키로 10년간 버번 캐스크에서 숙성을 시킵니다. (공식 홈페이지는 bourbon cask라고만 쓰여있고, 다른 위스키 사이트를 찾아보니 1st&2nd fill American White Oak Cask라 쓰여 있네요.)

 

공식홈페이지에서 말하는 글렌모렌지 더 오리지널의 특징은 오렌지 계열의 시트러스함에서 크리미 바닐라로의 달콤함이 이어지며, 복숭아의 향도 살짝 난다고 합니다.

 

Official Tasting Notes

Aroma : Citrus and ripening peaches are balanced by vanilla softness

          (시트러스 (감귤류)와 익은 복숭아 향이 바닐라의 부드러움 속에 균형을 잡고 있습니다.)

Taste : Vanilla emerges, then gives way to a burst of flowery fruitiness

          (바닐라가 나오며, 꽃이 만발한 과일의 맛이 나옵니다.)

Finish : A clean and salving aftertaste with hints of orange and peach.

          (약간의 오렌지와 복숭아가 가미된 깨끗하고 부드러운 피니쉬, 뒷 맛)

 

다른 위스키 관련 사이트에서도 주로

향은 과실향, 주로 시트러스 계열의 향이 많이 나고 약간의 스파이시함이 있다고 합니다. 사과 향을 느꼈다는 사람들도 많네요.

맛은 밸런스가 잘 잡혀있고 바닐라, 토피 맛도 난다고 합니다. 약간의 스파이시를 맛에서도 난다고 하는군요.

피니쉬는 굉장히 프루티하며, 저숙성인 만큼 피니쉬가 그리 길지 않다고 합니다. 

 

프루티, 시트러스, 바닐라와의 밸런스, 약간의 스파이시함이 포인트 인 것 같네요.


색 (Color)

 

상당히 밝은 호박색을 띄고 있습니다. 글렌피딕 12년에서나 볼 수 있었던 밝은 계열의 색이네요.

색만 봐서는 라이트 할 것 같기도 한데 궁금해 지는 색입니다.

 

스월링 후 잔 벽에 남은 leg는 금방 내려갈 줄 알았는데 어느정도 유지하다 천천히 내려갑니다.

마실 때의 texture가 오일리(oily)할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향 (Nose)

산뜻한 시트러스계열의 향 속에 자리잡은 바닐라 향

 

 

상당히 산뜻 합니다. 시트러스 계열의 산뜻함으로 볼 수가 있을 것 같네요. 상당히 밝은 느낌의 산뜻함 입니다.

셰리 캐스크 숙성 위스키에서 맡을 수 있었던 dark fruit계열의 향은 느껴지지 않아요.

 

애석하게도 저는 복숭아 향이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시트러스 속에 바닐라 향이 살짝 숨겨져 있습니다. 계속 맡다보면 바닐라 향이 조금 더 강해지는 것 같아요.

 

다른 위스키들과 마찬가지로 잔에 남은 위스키가 줄어들 수록 바닐라 향이 점점 강해 집니다.

 


 

맛 (Palate, Finish)

달달하며 가벼운 맛, 그리고 깔끔한 피니쉬

 

위스키가 입 천장에 닿을 때 굉장히 달달한 맛이 느껴집니다.

그 느낌이 설탕물의 단맛(?) 같은 달달한 맛이 느껴져요.

 

목넘김 후에는 약간의 스파이시함이 목 뒤에서 부터 올라옵니다.

 

혀에 남는 잔잔한 스파이시함은 있는데 그것 이외에 피니쉬가 길지는 않습니다. 제가 위스키를 언제마셨냐는 듯이 피니쉬가 빨리 사라지는 것 같습니다. 달리 말하면 공식 홈페이지에서 말한 것과 같은 깔끔한 뒷 맛이라 볼 수 있겠네요.

 

상당히 깔끔하고 부드러운데, 목넘김 후 날카로운 느낌이 조금 드네요.

날카로운 느낌이 맛은 아니고 목넘김 시 느껴지는 느낌이라 볼 수 있겠습니다.

 

산뜻한 느낌이 많이 들긴 하는데, 전반적으로 달달한 맛이 많이 느껴집니다.

 

공식 홈페이지의 테이스팅 노트에서 처럼 오렌지와 복숭아의 맛은 잘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깔끔하며 세련된 느낌의 위스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강한 특색이 자리잡고 있는 것은 아니어서 어찌보면 심심하다 느껴질 지도 모르겠지만

달리 생각해 봤을 때 강한 캐릭터를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호불호가 많이 갈리지 않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맛은 전반적으로 달달 하고요. 목넘김도 그리 강한 느낌이 들지 않았어서 처음 위스키를 접하는 사람이 마시기에도 편한 위스키이지 않을까 생각을 했습니다.

 

위에 적어놓은바와 같이 마셔보며 느낀 글렌모렌지 더 오리지널은 글렌모렌지가 추구하는 가볍고 산뜻한 위스키에 딱 부합하는 정석적인 위스키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위스키를 처음 접하는 분께는 부담없이 권할만한 위스키 중 하나인 느낌이 들었고,

위스키 매니아 분들한테는 맨날 고도수, 맛의 특색이 너무 강한 위스키만 마셔서 가끔씩은 부드럽고 가벼운, 부담없는 위스키를 마시고자 할 때에 딱이지 않나 싶습니다.

 

자기전에 가볍게 마시는 나이트 캡 (Night Cap)용 위스키로도 손색없고요!

 

가격도 엔트리 모델이라 부담없으니 어느 위스키를 사야할 지 고민이라면 부담없이 한 병 구매해 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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