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위스키/싱글 몰트 위스키 (Single Malt Whisky)

글렌알라키 증류소(GlenAllachie Distillery)의 역사 - 마스터 디스틸러 빌리워커(Billy Walker) 와의 만남

by ming-ki 2021. 2. 1.
반응형

 

글렌알라키 증류소 (출처 : theglenallachie.com)

글렌피딕, 맥캘란, 글렌모렌지 등 익숙한 증류소와는 다르게조금 생소하게 들려오는 증류소 입니다.

'벤리악', '글렌드로낙'의 신화를 이끈 마스터 디스틸러 '빌리워커 (Billy Walker)'가 2017년 인수한 증류소 인데요.

 

알려지기 시작한 역사 자체는 다른 증류소들에 비해서 매우 짧지만, 이 증류소를 인수한 마스터 디스틸러가 앞서 언급한 '빌리워커'이기 때문에,

빌리워커가 어떤 이유로 이 증류소를 인수하였고, 신생에 가까운 이 증류소를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 나갈 것인지를 알아보면 좋을 것 같아 따로 포스팅을 하게 되었습니다.


벤리악과, 글렌드로낙 인수

글렌알라키 이전, 빌리 워커는 2003년에는 벤리악(BenRiach)을, 2008년에는 글렌드로낙 (GlenDronach)을 차례로 인수를 합니다.

 

벤리악 증류소 (출처 : scotchwhisky.com)

* 벤리악 (BenRiach)

1972~1978년까지는 더 글렌리벳 증류소에서, 그 뒤로 2001년까지는 캐나다 주류회사인 씨그램에 속해있던 벤리악은

씨그램이 프랑스 주류회사인 페르노리카(Pernod Ricard)에 넘어가면서 벤리악도 자연스럽게 페르노리카 소속이 됩니다.

그리고 2003년, 마스터 디스틸러인 빌리 워커 (Billy Walker)가 벤리악을 인수합니다.

 

글렌드로낙 증류소 (출처 : whiskyadvocate.com)

* 글렌드로낙 (GlenDronach)

1826년 설립되어 200년이 다 되어가는 오랜 역사를 지닌 글렌드로낙 증류소.

설립 초창기 때부터 셰리캐스크를 이용한 위스키 숙성을 진행해 왔으며, 페드로 히메네즈 (PX. Pedro Ximenez)와 올로로소 (Oloroso) 셰리 캐스크를 주로 사용하여 숙성을 해왔습니다.

데일리 위스키라고 불리우는 가성비 좋은 12년 숙성도 페드로 히메네즈와 올로로소 셰리 캐스크만을 사용해서 숙성을 시켰네요.

글렌드로낙 홈페이지만 가도 셰리캐스크 숙성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글렌드로낙도 2005년 페르노리카에 인수가 되었다가, 빌리워커가 이끄는 벤리악 증류소에 2008년 인수가 됩니다.

 

이 후 벤리악 증류소가 2013년 글렌글라소 (Glenglassaugh) 증류소를 인수하면서 빌리워커는 벤리악, 글렌드로낙, 글렌글라소 총 3개의 증류소를 지휘하게 됩니다.

 


 

벤리악, 글렌드로낙, 글렌글라소의 매각과 글렌알라키의 인수

글렌알라키 증류소 (출처 : theglenallachie.com)

빌리 워커는 이 3개의 증류소를 2016년 미국의 브라운 포맨 (Brown Forman)에 매각 합니다. 미국의 대표적인 위스키로 알려져 있는 잭다니엘 (JACK DANIEL'S)이 속해있는 회사이죠.

3개의 증류소 매각 후 빌리워커의 은퇴 여부에 대해 사람들의 관심이 쏠렸는데요. 채 1년이 지나지 않은 2017년 7월 벤리악과 글렌드로낙 인수로 맺어진 페르노리카로 부터 '글렌알라키 (GlenAllachie)'인수를 발표합니다.

왼쪽 부터 Billy Walker, Trisha Savage, Graham Stevenson (출처 : thegleallachie.com)

글렌알라키 인수에는 벤리악의 전 general manager였던 Trisha Savage와 Inver House Distillers의 전 managing director였던 Graham Stevenson이 함께 하였습니다. (직책의 혼선을 방지하고자 영문명 그대로 기입했습니다.)

 


 

글렌알라키의 매력

마스터 디스틸러 빌리 워커 (출처 : masterofmalt.com)

빌리워커의 눈에띈 글렌알라키의 매력은 위스키 시장에 많이 알려져 있지 않았다는 사실 이었습니다.

 

1967년 이라는 비교적 현대 시대에 글렌 알라키 증류소가 세워졌고, 그동안 그렇게 각광을 받지는 못했습니다. (1989~1989년에는 생산 중단)

1989년 페르노리카에 인수된 후에도 (페르노리카 소속중 하나인 Campbell Distillers에 인수가 되었습니다) 별개의 싱글몰트 위스키가 아닌 블렌디드 스카치 위스키용 원액으로 공급될 뿐이었습니다.

 

캐릭터가 없었던 점이 오히려 빌리워커에게는 '빈 도화지'같았고, 별도의 라인업 없이 블렌디드 위스키용 원액으로 공급이 되다보니 풍부하게 쌓여있는 숙성된 원액의 재고량 또한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고 합니다.

 

빌리 워커는 벤리악과 글렌드로낙, 글렌글라소 3개 증류소의 브랜딩(branding)을 진행한 풍부한 경험이 있는데요. 글렌알라키 역시 시장에 많이 알려지지 않았던 증류소였기 때문에 브랜드의 이미지 구축이 필요했고, 여기서 빌리 워커의 지난 풍부한 경험들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5만 cask가 넘는 배럴 재고들 (출처 : theglenallachie.com)

그리고 그동안 보관해놓은 방대한 위스키 배럴 재고들도 매력 요소 중 하나였다고 합니다. 흰 도화지 같더라도 그것을 나타내줄 물감이 없으면 안되겠죠.

글렌알라키 증류소는 웨어하우스에 보관하고 있던 방대한 양의 배럴들을 보유 하고 있었고, 이는 빌리 워커가 본인의 색깔을 글렌알라키에 입히기에 충분한 양 이었습니다.

물론 증류방법, 발효 시간 등에서 부터 위스키 맛의 차이가 발생하지만 이 변화가 제품으로 나오기 까지는 최소 10~12년의 시간이 필요하니 우선 보유중인 위스키 원액을 사용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었을 겁니다.

 

빌리워커의 풍부한 경험, 세상에 알려지지 않아 흰 도화지 같았던 글렌알라키 증류소, 방대한 배럴 재고 이 세 가지가 합쳐져 시너지 효과가 나올 수 있었던 것이죠.

 

글렌알라키 인수 후 2018년 제품 출시 전 까지 빌리 워커는 웨어하우스의 5만개가 넘는 캐스크들을 직접 샘플링하는 열정을 보이며 본인의 스타일을 제품으로 만들어내기위한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글렌알라키의 변화

빌리 워커가 인수한 후 글렌알라키는 여러 측면에서도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첫 번째로, 증류원액의 생산량을 한 해 420만 리터에서 80만 리터로 감축 시켰습니다. 블렌디드 위스키에 공급할 때와 싱글 몰트 위스키로서 단독으로 제품화 할 때에 원액 생산의 목적 자체가 달라집니다.

블렌디드 위스키 생산이 끊기지 않도록 싱글몰트 원액을 공급해 주는 것이 중요하여 증류소가 가진 캐릭터 보다는 원액의 생산량에 초점이 맞춰지는데, 싱글 몰트 위스키는 당연한 말이지만 그 증류소가 지닌 캐릭터가 더 중요합니다. 다시 말해 생산량을 감축 시켜 위스키의 캐릭터 구축과 품질 향상에 더 집중하겠다는 이야기 이지요.

(인터뷰 상에는 80만 리터로 증류원액 감축이나 홈페이지는 50만 리터까지 감축을 한다고 나와있네요.)

 

두 번째로는, 발효 시간 증가 입니다. 인수 전에 비해 약 3배 증가한 160시간 정도를 발효시킨다고 합니다.

동일한 시간에 생산량을 감축 시키면 발효시간을 증가시킬 수 있으며, 오랜 발효로 인한 풍미향상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빌리 워커 (출처 : blog.distiller.com)

세 번째로, 목재 관리 입니다. 이것은 글렌 알라키 뿐만 아니라 다른 싱글 몰트 위스키에도 중요하긴 한데요.

벤리악과 글렌드로낙 운영 시 직간접 적으로 캐스크의 중요성을 내비쳤던 빌리 워커는 이번 글렌알라키에서도 캐스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위의 변화는 위스키 증류원액을 생산하는 맨 처음 과정부터 포함이 되어 있기 때문에, 빌리 워커의 손이 처음부터 들어간 위스키는 2028~2029년이 되어야 맛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방대한 배럴 재고를 보유하고 있는 글렌알라키였기 때문에, 해당 배럴들로 빌리 워커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제품화 할 수 있었습니다.

 


 

제품 출시

50주년 기념 싱글캐스크 (출처 : theglenallachie.com)

2018년 2월, 글렌알라키가 처음 위스키를 생산한 1968년으로부터 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6개의 싱글캐스크를 선보였습니다.

16개의 웨어하우스에 걸쳐 5만개가 넘는 배럴들을 샘플링, 테이스팅하며 core range로 출시할 제품들을 선별하고, 이 외에 특출난 향과 맛을 보여주는 캐스크를 싱글 캐스크로 출시하였습니다.

 

Core range (출처 : brawspirit.com)

그리고 그 해 7월, 드디어 글렌알라키의 core range가 출시됩니다. 10 cs, 12, 18, 25년이 출시되었고, 색소를 넣지 않은 natural color에 비냉각여과 (non-chill filtered)가 적용되었습니다.

 

Wood Finish (출처 : thespiritsbsiness.com)

2019년 8월은 wood finish제품을 출시하는데요. 빌리 워커거 직접 선별한 캐스크를 통해 각각 추가 숙성이 된 제품 입니다.

Wood Finish제품에 사용한 cask들 (출처 : theglenallachie.com)

Batch 1에 해당하는 라인업으로 8년 Koval Rye Quarter Cask Wood Finish, 10년 Port Wood Finish, 12년 Pedro Ximenez Sherry Wood Finish가 출시 되었습니다.

그리고 core range로 15년 숙성 제품을 추가하죠.

 

Virgin oak series (출처 : theglenallachie.com)

이 외에도 Ex-Bourbon Barrels에서 숙성 후, 18개월을 엄선된 virgin oak cask에서 추가 숙성하는 Virgin Oak Series가 있습니다. (1100개 bottle 한정)

동일한 버번 cask 숙성을 거친 위스키 원액을 Spanish virgin oak / French virgin oak / Chinquapin virgin oak에 숙성을 시키는데, 이 미묘한 풍미의 차이는 cask를 만들 때 사용한 나무 종과, 그 지역의 테루아(terroir), 공기, 새 오크통을 태우는 charring, 캐스크를 만드는 coopering등 여러 환경 등이 영향을 미칠 것 입니다.

 

wood finish와 virgin oak series에서 볼 수 있듯, 빌리 워커는 앞으로 글렌알라키에서 캐스크의 중요성을 강조해 나갈 것 같습니다.

 

아직 세상에 나온지 오래 되지 않은 증류소라 라인업이 그리 많지 않을 수도 있지만, 현재까지 나온 라인업의 구성을 보면 빌리워커가 캐스크 숙성의 중요성을 꽤나 강조하고 있구나.. 를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요 근래 여러 브랜드의 위스키를 마시며, 다른 위스키 매니아 분들 처럼 한 증류소의 위스키를 천천히 모아가고 싶었는데, 마음에 드는 위스키 증류소가 나타난 것 같습니다.

역사가 길지 않아 커나가는 즐거움도 볼 수 있고, 10~12년 뒤에 확 달라질 빌리 워커 스타일의 위스키도 기대하게 되는 글렌알라키를 계속해서 지켜보고 싶은 마음이네요.

 

가격대가 좀 나가서 데일리 위스키로는 어렵겠지만... core range 중 10년 숙성 CS가 batch순서대로 한정수량으로 나오기 때문에 매 batch가 나올 때 마다 한, 두병 씩 수집하고픈 욕심이 생겨납니다.

(지금은 batch4가 발매 중이고, batch4가 모두 판매 되면 batch5가 나오는 순서 입니다.)

 


아래는 이번 포스팅을 하기 위해 참고한 사이트 주소 입니다. 읽어보시면 재미있습니다 :)

 

www.masterofmalt.com/blog/post/five-minutes-with-billy-walker-owner-and-master-blender-at-glenallachie-distillery.aspx

 

Five minutes with… Billy Walker, owner and master blender at Glenallachie Distillery - Master of Malt Blog

The wonderful Billy Walker of GlenAllachie Distillery fame has joined us to talk about making his mark, what the future holds and winning the Scottish Whisky Distillery Of The Year...

www.masterofmalt.com

blog.distiller.com/glenallachie-master-distiller/

 

Interview with Billy Walker, GlenAllachie Master Distiller | Distiller

GlenAllachie Master Distiller Billy Walker is quickly approaching his 50th year in the Scotch whisky industry and is clearly at the top of his game.

blog.distiller.com

www.thespiritsbusiness.com/2018/05/billy-walker-on-his-plans-for-glenallachie/

 

Billy Walker on his plans for GlenAllachie

Having sold BenRiach in 2016, Billy Walker has not been taking it easy. The master blender has revived the GlenAllachie Distillery, and has big plans

www.thespiritsbusiness.com

scotchwhisky.com/magazine/in-depth/15275/why-did-billy-walker-buy-glenallachie/

 

Why did Billy Walker buy Glenallachie? | Scotch Whisky

Just weeks after severing all ties with BenRiach, entrepreneur Billy Walker has returned to Scotch whisky with the acquisition of the Glenallachie distillery from Chivas Brothers. But why? And what exactly has he bought? Dave Broom and Richard Woodard repo

scotchwhisky.com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