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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스키/싱글 몰트 위스키 (Single Malt Whisky)

[싱글몰트] 라가불린 8년 (LAGAVULIN 8 YEARS) - 화이트와인의 청량함이 느껴지는 피트 위스키

by ming-ki 2021. 11.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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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정보

 

ABV : 48%

용량 : 700ml

원산지 : 스코틀랜드 아일라 섬

숙성 : 8년

가격 : 약 92,800원 (이마트 트레이더스)

 


찔끔찔끔 사오는 위스키들은 늘어만 가는데, 일과 육아를 병행하다 보니 본 블로그의 메인 리뷰 아이템이었던 위스키 리뷰를 잘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위스키 리뷰와 같이 곁들이는 증류소 리뷰를 위한 자료 조사 시간이 없어서 애초에 시작을 잘 못하고 있는게 아닌가 싶네요.

 

증류소도 같이 리뷰하는게 위스키를 알아감에 있어서 훨씬 좋기는 하지만, 뭔가 위스키 리뷰 전에 증류소 조사를 해야한다는 저의 생각이 마음의 짐 처럼 다가오는 것도 있어서 쉽사리 위스키 리뷰 포스팅을 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현재의 제 상황에서 증류소 조사도 같이 곁들이기에는 리뷰 자체를 몇 달이고 계속 못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증류소는 증류소 대로 따로 리뷰하고, 위스키는 위스키 대로 따로 리뷰를 하는 방향으로 바꿔볼까 합니다.

 

그러면 글을 쓰는 부담도 조금은 덜 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

 


이마트 트레이더스에서 사온 위스키 입니다.

 

요즘 대형마트에 납품되는 일부 위스키 품목은 남대문 주류상가, 리쿼샵 보다 저렴한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라가불린 8년도 대형마트가 더 저렴한 케이스로 주변 리쿼샵 갈 필요 없이 바로 트레이더스 가서 집어오시면 되겠습니다. :)

 

라가불린 8년은 원래 정규 라인업에는 없던 모델이었습니다. 라가불린 8년은 라가불린 증류소의 200주년 기념 한정모델로 출시가 되었었는데, 시장 반응이 꽤나 좋아서 8년 숙성이 결국 정규 라인업으로 편성이 되었습니다.

 

정규 라인업으로 편성이 된 데에는 "알프레드 버나드 (Alfred Barnard)"가 집필한 책의 영향도 한 몫 했습니다.

 

"영국의 위스키 증류소 (The Whisky Distilleries of the United Kingdom)"

"영국과 아일랜드의 유명 맥주 양조장 (The noted breweries of Great Britain and Ireland)"

 

두 권의 책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요.

 

이 중 영국의 '위스키 증류소' 라는 책에서는 라가불린 8년 숙성에 대해 아래와 같은 글귀가 적혀있습니다.

We jorneyed through the village of Lagavulin. "The Mill in the Valley", and no prettier or more romantic sopt could have been chosen for a distillery. We tasted some eight years old before starting, which was exceptionally fine"

 

이 글귀는 라가불린 8년 바틀 앞에도 당당히 붙어있죠 :)


라가불린 8년은

아메리칸, 유러피안 오크 캐스크를 통해 숙성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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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색 (Color)

    화이트 와인이 떠오르는 밝고 옅은 황금빛 색

딱 화이트 와인이 떠오르는 색 입니다. 갖고있었던 위스키들 중에 이렇게 밝고 옅은 색을 띄고 있던 위스키가 있었나? 라고 생각할 정도의 색이에요. 글렌피딕 12년이 그나마 밝았던 것 같은데... 그보다 더 밝습니다.

 

색만 봐서는 정말 화이트 와인의 느낌입니다.

 

도수는 48도. 높은 도수여서 그런지는 몰라도 스월링 후 레그가 천천히 떨어집니다.

색만 봐서는 잔에 남는 leg 없이 깔끔하게 떨어질 것 같은데, leg가 진득하니 천천히 내려오는 것을 보니 오일리(oily)할 것 같기도 하네요.

 


 

■ 향 (Nose)

    깔끔하고 단정하게 올라오는 피트향. 그리고 그 피트속에 숨겨진 청량함. 

 

짭쪼름한 피트의 향이 주로 느껴집니다. 너트류의 고소한 향도 살짝 나는 것 같고요.

 

저숙성이어서 혹시나 알코올이 팍 치지는 않을까 했지만 치고 올라오는 알코올 향은 없습니다.

 

잔에서 피어 오르는 향은 깔끔하고 단정하게 올라오는 느낌입니다.

 

피트의 향은 라프로익, 아드벡에서 느낄 수 있는 정로환/요오드의 그 특징은 아닌 것 같고, 탈리스커의 짭쪼름하고 스모키한 향에 더 가깝습니다. 탈리스커와 그 향의 결이 비슷한 것 같아요.

 

달달한 향도 살짝 올라오고요. 약간의 시원하고 청량한 과일 느낌의 향도 같이 느껴집니다.

시음노트에는 상큼한 과일향, 오렌지, 레몬껍질 류의 향이 난다고 하는데, 저는 뭉뚱그려서 청량한 과일 느낌의 향 까지는 맡을 수 있었으나 조금 더 디테일 하게까지는 구분하지 못하겠습니다 ㅠ

 

흑후추류의 냄새도 살짝 나는 것 같아요.

 

전반적으로 깔끔한 피트의 향을 갖고 있는 느낌입니다.

 

피트 위스키에서 향을 전달해 주는 느낌이

아드벡은 묵직하고 / 라프로익은 쨍 했으며 / 탈리스커는 쫀쫀한 느낌이었다면,

라가불리는 깔끔하고 단정한 느낌입니다.

 


 

■ 맛 (Palate, Finish)

    우아한 피트의 맛. 청량감에서 이어지는 피트의 피니쉬

 

입에 처음 넣는 순간은 상당히 청량한 느낌을 많이 받습니다.

서양배, 청사과 등의 느낌을 주는 글렌피딕 12년, 글렌그란트 12년이 마실 때 이런 느낌을 받았었는데요. 라가불린 8년도 딱 이런 느낌이 처음에 느껴집니다.

 

입 안 전체가 상큼해 지는 느낌입니다.

 

입에 넣고 머금고 있는 동안은 산뜻하며 청량한 과일류의 느낌이 나다가 목넘김을 하려고 할 때에 피트가 살짝 올라옵니다.

 

목넘김 후에 스모키함이 목 뒤로부터 올라오고요. 그 스모키 속에 고소함, 달달함(설탕류)도 같이 섞여서 옅게 올라옵니다.

 

첫 맛 부터 피트함이 지배적으로 느껴졌던 아드벡/라프로익/탈리스커 와는 다르게 청량함, 산뜻한 맛이 먼저 보여지고,

후반부 들어서 피트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저숙성이어서 그런지 맛 자체가 깊은 느낌을 주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초반에 느끼는 청량감, 산뜻한 때문인지 다른 피트 위스키들과는 다르게  단순하지 않고 복합적이며, 우아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저숙성 특유의 약간 거친 느낌은 어쩔 수 없이 존재하는 것 같지만 여러 맛이 레이어드 되어있는 느낌이라 마시는 재미가 있습니다.

 


오랜만에 마시면서 '맛있다', '마시는 재미가 있다'고 느낀 위스키 였습니다.

 

라가불린 16년을 메인으로 추천을 많이들 해주시기 때문에 사실 8년은 살 생각이 없었는데, 안 샀으면 후회할 뻔 했습니다 ㅎㅎ

 

8년 숙성에서도 이런 마시는 재미를 주면서도 우아한 느낌을 주었는데, 16년은 얼마나 더 다채롭고 우아한 느낌을 줄 지 벌써부터 기대가 되네요.

 

한동안은 피트위스키가 나랑 안맞나..? 하는 생각이 들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맛은 있었어도 버번, 셰리 위스키 처럼 손이 자주 가지는 않았었거든요. 하지만 라가불린 8년을 마셔보니 위의 생각이 잘못된 생각이었음을 깨달았네요. 피트위스키가 나랑 안 맞는게 아니라 나랑 맞는 피트 위스키 증류소를 찾지 못했던 것 같았습니다.

 

아드벡/라프로익/탈리스커 모두 마시는 재미가 있고, 맛도 있는 위스키인데 손이 자주 가는 피트 위스키는 이제 라가불린 8년이 될 것 같네요. :)

 

벌써부터 16년이 기다려지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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