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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육아일기

[211108 / 생후 47일차] 똥 한바가지, 목욕할 때 얌전하네?

by ming-ki 2021. 11.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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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에 금요일로 넘어가는 새벽 5시에 퇴근, 금요일은 밤 11시 퇴근이었어서 토요일은 내가 내가 아닌 듯한 정신으로 보냈다.

 

토요일 넘어가는 새벽에는 와이프님 헬프로 자다가 깨서 시우 트림을 시켰는데, 보통 같으면 잠귀가 밝아서 금방 깨고 눈 뜨면 졸린 기색 없이 바로 시우 안고 토닥거려줬는데, 어제는 토닥이는데도 내가 약간 휘청거릴 정도로 졸렸다.

 

여차저차해서 토요일을 넘기고 이제는 일요일.

 

먹성이 더 좋아졌고, 등센서가 좀 순해진 것 같긴 하지만 아직은 모르겠다. 그래도 예전에는 침대나 역류 방지 쿠션에 내려 놓기만 하면 우는게 다반사였는데, 속이 불편하지 않은 이상 내려놓으면 울지는 않는 것 같아 다행이다.

 

그리고 지금 즈음 되니까 바운서를 좀 타기 시작한다. 예전에는 너무 체구가 작아 바운서에 태워서 흔들 거리기가 애매했는데, 이제는 좀 커서 그런지 바운서에 시우를 올려 놓기에도 딱 적당하다. 그리고 자고 있지 않는 상황에서는 아기침대나 역류방지쿠션 보다는 바운서에 올려놓고 돌보는게 더 좋기도 하다.

(특히 우리가 저녁을 먹어야할 때 시우가 잠에서 깬 상태라면 바운서에 올려놓고 먹는게 생각보다 괜찮다.)


원래 하루에 한, 두번 이상은 대변을 보던 시우가 금요일 오후 이후로 오늘 저녁까지 소식이 없었다.

나도 겉으로는 괜찮아괜찮아 그랬지만 내심 변비는 아니겠지..? 하는 작은 불안감을 갖고는 있었는데, 오늘 저녁에 드디어 거하게 한 건 하셨다.

 

우리 저녁 먹을 시간이랑 시우 맘마 타임이랑 겹쳐서 저녁을 먹다말고 시우 맘마를 먹이고나서 트림을 시켜주었다. 그러고 바로 눕히면 또 불편해 하니까 비스듬하게 안고 있었는데 어디서 살짝 시큼하고 꼬순내가 살짝 올라오기 시작했다.

보통 안고 있는 도중에 시우가 대변을 보면 그 느낌, 떨림이 손과 팔에 전해지는데 그런 느낌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이 냄새가 어디서 나는거지...? 하는 생각 뿐이었다.

 왜냐하면 시우 맘마 먹이기 전/후로 시우가 토를 좀 해서 그 냄새도 같이 섞여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이게 토냄새인가? 라는 생각만 계속 하면서 안고 있다가 이제 저녁을 본격적으로 다시 먹어야지 하고 시우를 들어올리는 순간, 웬걸..

 시우를 감싸고 있느라 보지 못했던 내 팔과 허벅지에 기저귀에서 담다 못해 흘러넘쳐서 나온 시우의 로얄제리가 묻어있는게 아닌가.

 

 이 냄새였구나 약간 시큼하면서도 꼬순내가..

 

 기저귀며 옷이며 내 옷과 팔에도 묻을 정도로 많이 보았기에 바로 화장실로 가서 옷부터 벗겼다.

 

 내 옷, 시우 옷 할 거 없이 모두 묻어있다 보니 시우가 팔을 막 휘젓다가 옷에 묻은 대변을 입에 묻히는게 아닌가 정말 조마조마 했다. 급하기도 했거니와 시우의 입에 대변묻은 옷이 닿으면 안되었기 때문에 어정쩡하게 들고있어서 손목이 조금 아프기는 하였다. 하지만 뭐 아픈게 대수랴. 얼른 시우 씻겨야지


물로 다 씻겨낸 김에 원래 맘마 먹이고 하려고 했던 샤워도 바로 시작하였다. 

이모님이 계실 때는 당연한 거지만 이모님께서 해주셨고, 이모님 가시고 나서는 장모님과 장인어른께서 와주셔서 시우 샤워를 대신 해주셨다. 못난 사위는 계속 야근하느라 주중에 시우 샤워를 해주지 못하였...ㅠㅠㅠ

 

그래서 오늘이 내 손으로 (물론 와이프님 도움이 필요하다) 시우를 샤워 시키는 첫 날이었다.

 

와이프님이 시우를 씻기고 나는 시우를 내 두 팔로 고정시켜주는 역할을 했는데, 이게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님을 실감했다. 물이 묻어서 좀 미끄럽기도 하고 시우를 엎드린채로 고정시키는 것도 필요했는데 익숙치 않아서 좀 어려웠다.

 

여차저차해서 샤워도 잘 시켰고, 옷도 잘 입히며 오늘의 소동은 마무리.


출산휴가에서 복귀한 뒤로 계속해서 11시 즈음에 퇴근을 하고 있다.

 

같은 프로젝트를 2019년 말 부터 지금까지 해오고 있는데, 딱 시점이 결혼 하고 나서 부터 엄청 바빠지기 시작했다.

 

거의 주중에는 와이프님과 저녁을 함께 하지 못했는데 2020년 신혼 때 이러하였고, 2021년 임신 기간 때도 이랬었다. 물론 이 기조가 바뀌지 않을 거라고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막상 출산하고 복귀했음에도 여전히 나만 바쁜 것 같고, 여전히 늦게 퇴근하고 그러니까 심적으로 많이 버겁기도 하면서 '이렇게 까지 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자주 든다.

 

출산 전까지 근 2년간 나를 기다려 주었는데, 출산 후에도 특히 시우 돌보드라 나를 필요로 하는 시점에 내가 그 자리를 그시간에 함께해주지 못하고 있다는게 너무 크게 다가왔다.

 

어떻게 말해야 할 지는 고민을 해봐야 겠지만 우선 2년간은 그래도 묵묵히 일해왔었기 때문에 이제는 좀 버겁다고 말할 권리는 있다고 본다. 사실 특별한 해결책이 안나올 수도 있겠지만 남들보다 내가 이만큼 더 힘들다..라는걸 어필할 필요도 있는 것 같다. 내색을 안하면 주변에서 늦게까지 고생하네..정도로만 알지 힘든것을 잘 몰라주는 것 같다.

 

여튼. 내일은 면담을 꼭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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