텀블러, 콜드컵 콜랙터 까지는 아니지만 어쩌다 보니 이런 저런 텀블러, 콜드컵들을 두루두루 쓰고 있습니다.
스탠리 어드벤쳐 진공퀜처는 운전하면서 마시는 용으로 만들어진 텀블러 입니다.
모양이 아래는 얇다가 중간부분에는 단차가 지고 위에는 커지는 구조로 자동차 컵홀더에 잘 들어가게끔 디자인이 되어있습니다. 그리고 트위스트형 뚜껑에 빨대를 넣을 수 있는 구멍이 있어서 운전중에 음료를 흘릴 일이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장거리 운전을 나갈 때는 집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타서 가던가 아니면 저 텀블러 채로 갖고 나가서 카페에서 커피를 저 텀블러에 테이크 아웃을 하곤 하죠.
보냉능력도 좋아서 운전할 때 텀블러에 커피와 함께 담은 얼음이 집에 돌아올 때에도 녹지않고 그대로 잘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용량도 591ml로 스타벅스 벤티 사이즈에 해당하는 크기라 음료가 다 안담길 우려도 없죠.
써모스 JDE-600KL은 최근에 산 콜드컵 입니다.
420ml짜리 콜드컵을 잘 쓰고 있었지만, 500ml 맥주가 한 번에 담기지 않는다는 아쉬움이 항상 있더라고요.
용량의 아쉬움으로 구매한 콜드컵인데, 생각보다 잘 쓰고 있습니다. 맥주도 한 번에 담을 수 있고, 큰 돌얼음들 가득 담아 하이볼 만들어 먹기에도 딱인것 같아요.
물론 마시는 맛은 덜 하지만, 차가운 맛을 오랫동안 유지하며 마시는 본연의 목적에는 정말이지 잘 어울리는 텀블러 입니다.
모양도 위의 텀블러, 콜드컵들 중에서 가장 컵모양과 가까워서 마시는 부담이 좀 적은 컵이에요.
(스탠리 텀블러는 안에 스크류 홈도 나있고 해서 빨대가 아니라 입을 대고 마시는거는 뭔가 좀 꺼려지더라고요.)
써모스 JDE-420K는 가장 먼저 구매했던 콜드컵 입니다.
정말 다용도로 지금도 잘 사용하고 있는 컵이에요. 600ml 써모스 콜드컵을 구매하기 전 까지는 저의 메인 텀블러이자 콜드컵이었습니다. 스타벅스 기준 톨 사이즈(355ml)보다 큰 사이즈라 일반 커피를 마시기에 무리가 없는 사이즈 입니다. 톨 사이즈 정도의 커피를 마시고 싶은데 굳이 큰 사이즈의 콜드컵을 쓸 필요가 없으니까요. 이럴 때 저런 적당히 작은 사이즈 콜드컵이 정말 딱 입니다.
마지막 MiiR 블루보틀 텀블러에요.
일본 불매운동이 일어나기 1년전, 일본여행 시 블루보틀에서 직접 구매했던 텀블러입니다.
어쩌다보디 이 텀블러는 회사 사무실에서 물컵 대용으로만 쓰고 있네요. 물컵 치고는 고급 물컵이죠.
찬물을 마시는 것도 아니고, 뜨거운 물을 마시는 것도 아니고 그냥 정수 물 받아서 쓰고 있는데, 저 컵을 쓰고 있습니다. ㅎㅎ
4종을 각각 상황과 장소에 맞게 잘 알뜰살뜰 사용하고 있는데,
문득 이들의 보냉 성능을 비교하고 싶어졌습니다.
기왕 쓰는데 보냉성능이 어느정도 되는지는 알고 써야죠.
그래서 각 텀블러, 콜드컵에 얼음을 담아서 일정 시간 동안 녹는 얼음의 양을 비교해 보는 테스트를 해 보았습니다.
(스탠리와 MiiR는 텀블러라고 종종 부르고, 써모스는 콜드컵으로 부르기 때문에 두 종류를 모두 기입했습니다.)
동일한 크기의 얼음 트레이에 물을 얼린 후 비슷한 용량의 텀블러, 콜드컵에는 같은 갯수의 얼음을 넣었습니다.
트레이 얼음이 모자른 경우 최대한 비슷한 크기의 돌얼음으로 대체해서 넣었습니다.
실험 당시의 집 실내 온도는 섭씨 27.4도 였습니다. 약간은 더운 느낌이 들 수도 있는 실내 온도였군요.
실험 시작과 함께 스톱워치를 작동 시켰고, 처음부터 6시간 까지는 매 한 시간마다 측정하였고, 그 이후는 11시간 27분을 마지막으로 측정하였습니다.
뚜껑을 덮으면 당연히 단열 성능이 더 좋아질 것이므로 뚜껑을 덮지 않은 채로 비교 테스트를 해 보았습니다.
1시간 후
스탠리, 써모스 600ml는 얼음 표면이 처음 실험 시작시와 유사했던 반면
용량이 작은 두 컵은 얼음 표면이 살짝 녹기 시작하여 매끄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크기가 작은 텀블러가 냉기를 좀 더 잘 빼았기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상대적으로 넣은 얼음의 수도 적기 때문에 텀블러(콜드컵) 내부에서 머금고 있는 전체적인 냉기 자체가 적어서 더 빨리 녹는 것일 수도 있겠습니다.
2시간 후
스탠리, 써모스 600ml는 여전히 얼음의 표면이 처음에 넣었을 때 처럼 약간 거친 느낌입니다.
크기가 아주 약간 줄어든 것 같지만 그리 차이가 크지는 않네요.
작은 용량의 두 컵은 얼음 녹는 것이 육안으로 확인될 정도로 상대적으로 빠르게 녹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상대적일 뿐 여전히 얼음의 형태를 잘 보존하고 있습니다.
3시간 후
스탠리와 써모스 600ml에서 맨 위의 얼음표면이 조금씩 맨들맨들해 지는 것 같습니다. 얼음의 크기가 많이 줄어든 것 같지는 않네요.
용량 작은 두 컵은 확실히 얼음 크기가 많이 줄어든 것이 보입니다.
4시간 후
스탠리와 써모스 모두 녹는것이 육안으로 보입니다.
용량 작은 두 컵은 여전히 녹는 속도가 빠르며 얼음들로 인해 잘 보이지 않던 녹은 물이 컵 아래에서부터 조금씩 차오르고 있는 것이 보입니다.
6시간 후
처음과 비교했을 때 상당히 많이 녹은 모습입니다.
스탠리와 써모스는 그래도 본래의 얼음 모양이 조금이라도 남아있는 반면,
용량 작은 두 컵은 물도 상당히 많아져 얼음이 본래의 형태에서 많이 사라진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컵을 조심스럽게 기울여서 생겨난 물의 양을 육안으로 보았는데, MiiR에서 녹은 물의 양이 제일 많았고 그 다음은 써모스 420ml였습니다.
써모스 600ml의 물의 양이 스탠리 보다 많아보이기는 하였지만 얼음이 녹은 속도가 비슷하고 컵의 디자인상 스탠리의 컵 아래쪽 넓이가 써모스보다 넓어 물이 기울여도 잘 안나오는 구조이기 때문에 이 둘의 컵은 어느것이 더 많이 녹았다고 말하기 어려웠습니다.
11시간 27분 후
모든 텀블러(콜드컵)에서 얼음으로부터 녹아나온 물이 많이 보입니다.
모양만 보았을 때는 스탠리가 가장 잘 얼음 모양을 유지하고 있는 것 처럼 보이고, 써모스 600ml는 조금 남아있네요.
용량 작은 두 텀블러는 얼음이 거의 안남았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의 양이 남아있었습니다.
11시간 넘게 관찰 하였는데, 더이상 추가 관찰은 무의미 할 것이라 생각하여 실험은 여기서 중단하였습니다.
이제 녹은 물의 양과 남아있는 얼음의 크기를 관찰해 볼 차례
얼음의 크기만 보아서는 스탠리 > 써모스 600ml > 써모스 420ml > MiiR 순으로 보냉이 잘 되었습니다.
보다 정확한 비교를 위해 녹은 물의 양을 측정하였습니다.
아무리 동일한 크기로 얼린 얼음을 넣었다고 하더라도 약간의 오차는 발생할 수 있기에, 녹은 물의 양을 비교하는 것이 보다 더 정확할 거라 생각했습니다. (사실 이 비교도 얼음이 더 많으면 컵 내부 냉기가 더 많을 것이기 때문에 물이 녹는 속도도 더 느릴 거라서 녹아 나온 물의 양도 더 적긴 할 겁니다. 완전한 비교 자체는 어렵겠죠.)
녹은 물의 양도 얼핏 보면 비슷해 보이지만 써모스 600ml의 녹은 물의 양이 스탠리 보다 약간 더 많았습니다.
종합하면 스탠리가 써모스 보다 장기간 보냉 능력은 우수하지만 그렇게 크게 차이나는 정도는 아니고, 초반 1~3시간 사이에서의 보냉 능력은 유사수준이라 볼 수 있겠습니다.
용량이 작은 두 텀블러(콜드컵)에서는 들어간 얼음이 적었음에도 녹은 물의 양이 스탠리/써모스600ml와 동등 혹은 그 이상을 보였습니다. 그만큼 많이 녹았다는 뜻입니다.
컵의 크기 자체가 작고 안의 내용물이 적으면 해당 온도를 유지하고자 하는 힘이 그만큼 적어지기 때문에 보냉능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작은 컵들은 처음 1시간 부터 대용량 컵들에 비해서 보냉능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현상을 보이긴 했지만 많이 열위인 것은 아니며, 장기간 보냉능력을 사용하지만 않는다면 사용함에는 크게 지장이 없는 수준인 것 같습니다.
아주 정확한, 한치의 오차도 없는 그런 실험은 아니었지만 오랜만에 일반 리뷰가 아닌 실험을 통한 상대비교 리뷰를 진행해서 재미있었습니다.
1~2시간의 짧은 사용이 목적이라면 컵의 크기가 크든 작든 크게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다만 장거리 운전이나 장시간 원하는 온도로 사용이 필요하다면 작은 컵 보다는 큰 컵의 사용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보냉 능력이 물론 중요하긴 하지만, 각 제조사별 보냉능력이 후반부로 갈 수록 차이가 날 뿐 초반부에는 거의 유사할 것이므로 텀블러 선택에 있어 보냉능력만을 너무 최우선 적으로 생각하지 않아도 될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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