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처럼 새벽에 일어난 일은 지금와서 쓰려고 하면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뭔가 많은 것 같은데 기억에 남은 것은 시우 배고파서 울기 직전에 타이밍 맞춰서 유축한 모유 중탕해서 뎁혀서 먹인 것과 먹고서 트림을 시켰으나 덜 만족스러웠는지 자꾸만 울어서 다시 등을 토닥이며 트림 시키고, 시우를 안고서 거실과 안방을 왔다갔다하며 진정시킨것들이다. 이정도면 많긴 했지?
3시즈음에 일어나서 4시 30분이 넘어서야 다시 잠을 청할 수 있었지만 6시즈음 되었을까. 암막커튼으로 밝아오는 햇빛을 막을 수는 있었어도 시우의 울음소리는 막을 수 없었다.
(암막커튼은 모기 또한 막을 수 없었다. 날이 선선해지니 부쩍 늘어난 모기덕분에 거실에서 두어마리를 죽였지만 안방에서 물리고야 말았다.)
맘마 준비중인 와이프님 옆에서 울고 있는 시우를 번쩍 안아서 맘마주기 직전까지 달래본다.
아침 한바탕 일을 하고나니 어느덧 7시4~50분 정도 되었고, 출산휴가이긴 하나 법인카드 사용분은 처리해야 했기에 졸린 눈으로 컴퓨터를 키고 회사 클라우드로 접속해서 처리를 한다.
우리의 구원투수 이모님께서 오셨다. 어제 저녁을 많이 먹었지만 오늘 새벽과 이른 아침에 시우를 돌봐서 그런지 원래 아침을 잘 안먹는데도 배가 고파 와이프님과 아침을 한가득 먹었다.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또 시우 밥먹을 시간이다.
어제는 시우 맘마 사이 간격이 2시간도 채 되지 않아서 고생을 좀 하였기에 이모님이 배고파서 울려고 하는 시우를 데리고 어루고 달래며 시간을 늘려주신다.
우선 억지로 좀 늘리면서 먹는 양을 점차 늘려가면 뱃속에 차는 양이 많아져서 먹는 텀이 점점 길어질거라고 하신다.
와이프님이 시우 맘마 먹이는 동안 나는 그간 배란다쪽에 붙어있던 웰컴 풍선을 떼어냈다. 바람 다 빠질 때 까지 붙여놓고 싶었지만 빨래 널러 거실에서 안나가고 안방 거쳐서 나가는게 영 불편해서 결국을 떼어냈다.
그러고나서 안방으로 들어가 오후까지는 이제 평온의 세계로...
3시쯤 넘었을까? 눈이 슬슬 떠졌다. 한.. 5시간은 잔 것 같다.
전날 밤에는 잘 해야 두어시간 밖에 자질 못했으니 그 못잔 잠을 오전과 오후에 몰아서 자게 되는 것 같다.
오전에 세차 하려고 했는데.... 나중에 한번 기회 잡아서 이모님 오시자마자 세차하러 갔다가 돌아와서 바로 자던가 해야겠다.
오후의 시우는 평온하다. 참 신기한게 이모님이 있을때면 그렇게 조용하다가도 이모님이 가시고나서는 참 잘 운다.
그리고 이모님 가시고 나서 잠도 잘 안잔다 ㅎㅎ
평상시 늦게자는 우리를 쏙 빼닮은건가...
이모님 가시기 전까지 시우는 조용히 잠을 자고 있었어서 딱히 케어할 일은 없으셨고, 미역국을 다먹어가서 내가 양지이외에 다른 필요한 장들을 봐갖고 왔고, 그걸로 이모님께서 미역국을 듬뿍 끓여주셨다. 그러고 우리와 함께 과자를 먹으며 좀 쉬시다가 퇴근을 하셨다.
헤이스팅스에서 먹었던 "칠리 버터 치킨"의 소스가 너무나 맛있어서 집에서 한번 해 먹어 봐야지..하고 벼르고 있었는데, 때마침 오늘 저녁이 딱 그 날이었던 것 같다.
지난번 먹어본 느낌으로는 크림소스에 고추장으로 매콤한 맛을 낸 것 같았다. (더 붉은 색은 파프리카 파우더로, 고추장에서는 부족한 매콤한 맛은 페퍼론치노를 쓰지 않았을까 싶다.)
그래서 보통 만들어 먹던 크림소스 파스타의 크림소스를 만들고 거기다가 고추장을 넣은 다음에 맛을 보면서 간을 추가 하였다.
그 소스만 먹을 수는 없어서 파스타처럼 해먹으면 좋을 것 같아 펜네면을 삶기 시작했다.
이와 동시에 냉장고에 남아있던 냉장돈까스도 기름에 노릇노릇 튀겨내었다.
시우 맘마를 다 먹이는 시점에 맞춰서 요리가 다 끝났을 것으로 예상을 하였었는데,, 웬걸, 시우가 다시 운다.
트림을 잘 못해서 그런걸까 하고 등을 토닥이고, 마침내 시우가 거억 하고 시원하게 트림을 했는데도 얼마 지나지 않아 또 울기 시작한다. 오줌도 안쌌고, 트림도 했는데 뭘까.. 다시 맘마를 먹여보니 또 잘 먹는다.
그 사이에 배 통이 늘어난건가?
통이 늘어난거가 물론 좋긴 하지만 준비된 양보다 더 잘 먹으니 이번에 맘마를 추가로 주고나서도 다 준게 맞는지 긴가민가 하다.
결국 7시 정도 부터 해서 시작한 시우 맘마는 3~4번의 추가 맘마 끝에 10시가 다 되어서야 끝이 났다.
그 사이 식어버린 돈까스와 파스타 ㅠ 그래도 파스타는 다시 끓인다음에 먹으니까 괜찮았다. 하지만 돈까스는..ㅠ
맘마를 다 먹은지는 얼마 안되었지만 본격 많이 먹었던 때로부터는 벌써 다시 맘마먹을 타이밍이 찾아왔다.
밥 이제 겨우 다 먹었는데 다시 맘마를 먹을 시간이라니... 이래서 신생아 부모들이 쉴틈이 없는가보다..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위 사진 처럼 피곤하고 힘들어도 이런 모습 하나만 봐도 참 기분이 좋아진다. :)
아까 그렇게나 많이, 그리고 자주 먹어서 그런지 이번에는 분유를 40ml밖에 먹지 않았다. 그리고 또 먹자마자 잠이 들어서 좀 세워서 내 어깨에 기대게 한 다음에 트림을 시켜주기가 어려웠다. 너무 힘을 풀고 자고 있어서 자세 잡기도 쉽지가 않았다.
트림 시켜주는 이유가 일자로 된 소화기관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역류 등을 방지하고자 함도 커서, 더이상 등을 토닥이면서 트림을 시키지는 않았고 약간 비스듬하게 앉혀서 20분 정도 있다가 역류방지 쿠션에다가 눕혔다.
오늘 처음 눕혀봤는데 넘나 귀여운것!
아기 움직이지 말라고 하는 고정 찍찍이 벨트도 있어서 안심이 좀 되었다.
* 생각 1.
먹고나서 시우 트림시키는게 참 어려운 것 같다. 내 가슴에 기대게 하면 뭔가 불편해 하는 것 같아 내가 잘못 안았나 싶기도 하고, 또 그러자니 트림을 안시킬 수는 없고...
지금까지 경험상 시우는 트림이 잘 안되었을 때 가장 큰 소리로 울었던 것 같다. 트림을 잘 시켜주고 싶은데, 그게 잘 안될때가 마음이 안쓰럽다.
* 생각 2.
아무래도 내 입장과 내 생각에서 육아일기를 써 내려가다 보니 와이프님이 매일마다 느끼고 있는 느낌과 생각이 여기에 같이 녹아들지 못하는 점이 아쉽다. 나는 나대로 이날의 감정과 생각들을 기록해 놓자는 취지에서 이렇게 적고 있고, 와이프님도 분명 매일마다 느끼는 그런 느낌과 생각 등이 있을건데 그걸 내가 대신해서 써줄 수 없다는게 좀 안타깝다.
* 생각 3.
신생아를 둔 부모는 참 쉴틈이 없구나...하는 것을 이제야 느낀다. 맘마를 20~30분 정도 먹이고, 트림 시키고 아기가 바로 자지 않기 때문에 달래주기도 하고 침대에 눕혔다가 다시 안아서 토닥 거려주기도 하다보면 어느새 맘마 먹은 시점으로부터 2시간이 흘러있다. 이제야 쉬나 싶은데 신생아 특성상 맘마 먹는 텀이 굉장히 짧아서 아기가 배고프다고 울기 시작한다.
특히 이모님 없는 저녁시간과 겹칠 때에는 아빠가 밥하는 동안 엄마가 아기 맘마를 먹이는데, 음식 준비가 다 된 시점에 맞춰 아기가 맘마 다 먹고 자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아기가 좀 자기 시작하고나서 음식을 먹으려 하면 음식은 음식대로 식어있고, 그 음식이라도 먹고나면 이내 또 아기 맘마 먹을 시간이 오기 때문에 거의 쉴 틈이 없는 것 같다.
오늘만 해도 8시에 밥을 먹으려 했지만 시우 맘마 먹이고 재우고 나서 먹은 시간이 오후 11시... ㅎㅎ
남은 저녁을 먹고 설거지를 하다보니 또 맘마 먹을 시간이 다가와서 맘마 다시 먹이고 트림 시키고 재우니까 벌써 새벽 1시 30분이 넘어가고 있다. 1시간 뒤면 또 시우가 배고프다고 일어날 시간이긴 한데...
이래서 아기 재우면 부모도 옆에서 같이 자서 체력 보충을 하라는 것 같다.
하지만 내 성격 상 오늘 찍은 사진은 따로 정리를 해야지 좀 풀리는 성격인지라, 사진 정리에 이런 일기도 쓰면 더 늦게 잘 것만 같고... 고민이다.
* 생각 4.
위에서 이어지는 고민인데, 출산휴가 끝나고 다시 일을 시작하면서 부터는 이 일기를 어떻게 쓰고 하루를 마무리 할지가 고민이다. 쓰는 주제에 대한 고민이 아니라 너무 늦지않게 써야하는데 어떻게 빨리 쓸 수 있을까... 라는 고민.
퇴근 후 남은 집안일을 하면 밤 12시가 될 것이고 이 때 즈음에 시우 맘마 먹이고 그러면 새벽 1시, 사진 정리 및 일기 쓰면 새벽 2시, 잠을 짧게 한 시간 정도 청하고 시우 맘마 먹이고 다시 잠들고.. 이 스케줄 대로 흘러갈 것 같은데,
짧더라도 육아일기는 꼭 쓰자는게 나와의 다짐이었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너무 피곤하지 않게 일기를 쓰고 잘 수 있을지 고민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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